문화와 시스템

오늘도 fm100님의 글에 트랙백을 답니다~

Draft 해 두었던 것을 바로 떠오르게 해주는 주제~여서 주저없이 트랙백을 남깁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대다수의 기업에서 가지는 인식(?)을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한줄 요약 하자면 이런 글이 되어버릴텐데요. 생각해보면 3차 산업(소위 말하는 서비스업)전반에 이런 풍토가 퍼져있습니다.

그런 희생(?)위에 우리는 성장해 왔습니다.

레드오션과 치킨 런의 이면을 잘 보여주는 직업(?) 중 제가 가장 가까이서 관찰 해온 두 직군이 있는데 바로 IT 종사자와 장로교 목회자 입니다. (응?!!!)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직군(?)입니다. 하지만 두 직군을 오래 관찰 해 본 결과.. 둘 사이엔 상당한 유사점이 있고, 이 유사점(혹은 문제점)은 위에서 명시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습(혹은 병폐)과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두 직군은 지난 10년간 초임 연봉이 오르지 않은 대표적인 직군입니다.

2000년 그리고 IMF 근방 당시 전도사/강도사 월급 작은 교회면 50-70만원이였습니다. 좀 규모가 있는 교회면 80-100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십시일반이라고 그때 구직을 못하신 분들은 아예 적은 돈이라도 벌면서 헌신해보자 산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냐? 라는 생각으로 신학 대학원을 향하신 분도 꽤 되십니다.

2010년 현재 제 주변의 전도사/강도사 월급. 아직도 변하지 않고 50-70만원입니다. 10년이란 세월 동안 오른 물가가 얼마인지 생각해 보면..참 갑갑한 현실입니다.

2000년. IT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일시적으로 나마 우리를 기쁘게 해 준적이 있습니다. 그때 신입 연봉이 평균 1600-2200 정도?

2010년. 후배들이 신입으로 취업하고 있고 왠만한 대기업에 가지 않는 이상. 지금도 신입 연봉 평균은 1600-2200사이입니다.

물론 좀 더 정확한 통계자료들을 들이대시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제 주변의 지인들이 직접 현업에 종사하면서 속내들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저는 그리 믿을 따름입니다.

두번째로 그들을 늘 엄청난 노동시간에 만능일 것을 강요받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전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사람에 의지하는 풍토가 강한 작은 조직 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작은 교회 A전도사의 경우 피아노/기타 반주,어린이부 교육 담당,교회 모든 예배의 운전,새벽기도 필참,설교 준비를 해야하고 성가대 지휘/리더를해야 하고, 교인들을 신방하고, 교회의 잡다한 사무를 봐야 하며 교인들이 필요시에는 언제든지 잡부로 동원되어 자원봉사 해야 합니다.

작은 웹 에이젼시의 프로그래머 Z군의 경우 서버관리와 몇개의 언어로된 웹 프로그래밍, 누가 손댓는지 모르는 자바스크립트와 익스플로어가 아니면 잘 보이지 않는 HTML을 수정해야 하며, 누가 왜 짯는지 모르지만 보안 문제가 있는 코드를 패치해야 하고, 틈나면 사내 파일 공유 서버를 채워놓아야 하고 경리 아가씨, 디자이너의 컴퓨터가 고장나면 고쳐줘야 합니다. 기획자가 기획 회의 하자고 하면 무슨 말인지 서로 모르지만 들어가서 말 대답(?)을 해줘야 하고, 게시판 버그에 대한 고객 클래임에 응대해야 하며, 영업분들과 함께 고객사로 가서 이런거 된다 안된다를 어리버리 하게라도 설명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영업분과 돌아오는 길에 “이거는 간단한 거니까 빨리 해주시면 좋겠네요”라는 소리도 들어야 하구요.

아..참 그리고도 두 직군은 남는 시간에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하지요.(응?) 물론 그렇게 해내시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 즘에야 각 직군에 대한 환경들이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아직 저런 분들이 상당수 계시다는게 문제입니다.

셋째로는 그들의 실적은 늘 인정받지 못합니다.

보통 그들이 실수를 하거나 ‘못한다’라고 말하면 바로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프로그래머가 이거 하나 못고치냐?’, ‘델파이나 PHP나 비슷한 거 아니냐?’,'다른데도 다 그러던데?’ 라던지

‘전도사가 성도님의 그런 질문에도 답변 못해주고 신학교에서 뭘 배운거냐?’, ‘다른데서 이런 일 안해봤냐?’ 라는 식의 비난을 듣기 일 수 입니다.

저런 상황이 발생 할 때 마다 늘 생각 나는게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제대로 된 프로그래머,전도사 하나 키워낼 시스템을 못 갖춘 회사와 교회. 얼마나 막되어 먹은 조직이면 그럴까? 라는 반문도 해봅니다.

저런 조직은 가서 바꿀 자신이 없으면 안들어가는게 최선(?)일 듯 합니다만.. 저런 회사,교회들이 워낙에 많아서그렇지 못하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우리들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잘되고 있는 곳들을 관찰하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프로그래머라면 기획/프로젝트메니져/디자이너 등과 협의 해서 정해진 업무량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진행하고 변동 사항이 생기는 것이나 그런 것들은 메니져 분과 상의하고 그때 그때 협의를 하면 됩니다. 이 과정을 보통 협업이라고 하지요.  가급적 시스템 엔지니어나 인프라 유지보수(지원업무)팀을 따로 둡니다. 그러다 보면 프로그래머는 자연히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면 업무효율이 올라가고(이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잘 인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 공부하게 됩니다.(프로그래머는 그런 류의 인간 ^^ 이니까요)

그리고 이를 유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회사의 시스템(혹은 체계)이 존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형상관리, 각종 보고 시스템에 위키니 버그 트래커니 많이들 도입하기도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주일 차량 봉사는 누가, 성가대는 누가 전담해서 봉사하고, 신방은 누구와 누구가 나눠서, 세미나도 좀 보내고, 자체적인 성경공부 시간도 가지고… 전도사는 자연히 크게 되고 그 전도사 한 사람이 교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건 너무 나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거기에 이 모든 일들이 널리 알려진 좋은(?) 교회에서는 매일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 입니다.

사실 다들 알만한 뻔한 이야기인데…왜 다들 실천을 안하는 걸까요?

컨설팅 현장(?)에서 격어본 짧은 경험으로 크게 두가지 이유를 추려보자면

먼저 인식의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안하는게 어떻게 잘못되고 있고 나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게 외면하고 모르고만 있다가 그런 일들이 누적되어 프로그래머가 떠난 다느니 전도사가 떠난다느니 하면 허겁지겁 또 그런식으로 굴릴만한 새로운 사람을 찾습니다. 악순환(?)의 반복이 됩니다. 조직의 미래/비젼 그런건 없이 그저 그런 피곤한 매일매일의 반복일 뿐입니다.(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퇴보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안전 제일 주의 – 변화를 시도하고 실패하면 그 책임을 내가 다 질까 걱정되어 혹은 지금까지도 잘 벌어 왔는데.. 라는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에야 이상이 없을지 모르지만 매출은 떨어지고 있고, 우리의 디자인은 어디선가 욕먹고 있으며, 회원들은 사이트를 떠나고, 이젠 우리 프로그램을 찾는 고객도 없습니다. 영업이 뛰어봐야 경쟁업체의 제품에 밀리고 맙니다.

성도들은 설교를 지겨워 하고, 아이들은 교회에서 배우는 것이 없고, 이건 교회인지 동네 친목 장소인지 모르는 곳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몇가지 안좋은 일들이 생기면 이때 다 하고 모두가 떠나버리고 교회는 문을 닫게 되어버리죠.

그럼 그 동안에 사람들이 격는 피해들에 대해서는 누가 보상을 해줄까요?

시스템이 정착된 회사,조직,교회 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충 땜빵하고 수습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런 회사,조직,교회 그리고 스스로가 되는건 좀 서글프지 않습니까?

고인 물은 썩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니까 괜찮아~ 할지 몰라도 그 안일한 생각들이 우리 회사/조직/사회 그리고 나 자신을 좀 먹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리시고 변화를 시도하시길 권해봅니다. 한번 성공 해두고 고생해서 습관들이고 자리잡아 놓으면 어느 사이 조직 전체가 바뀐 것 느끼실 겁니다.

우리 모두가 좀 더 괜찮은 사람/회사/조직이 되길 바랍니다~

Posted in computer, think at March 4th, 2010.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