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안에서..

일요일.

조금 늦잠을 자버려서 교회에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택시 앞자리에 타자마자 코를 찌르는 담배냄새.  그리고 보이는 금연표시.

‘아저씨 대체…’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일단 접어두고

“중앙일보로 가주세요.”

행선지를 말하고 안전벨트를 메었습니다. 동교동 삼거리 즈음이였나.. 차안에서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기사 아저씨의 핸드폰이였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받으시는 아저씨. 저는 속으로..

‘운전중에 핸드폰을..?’

뭐..종종 있는 일이고 위험한(?)지역도 아니고 신호대기중이여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습니다.

“김서방이가? 어. 그래..아침에 이야기는 들었다.”

사위되시는 분의 전화인 듯 했습니다. 잠시 후 깊은 한숨과 함께…

“송구스럽긴, 너네가 더 힘들지. 애새끼 애비되는게 그리 쉽지 않다. 진정하고 가슴 좀 쓸어내리고 있그라. 어..어.. 그래 또 연락하고, 어 그래.”

전화를 끊으신 후 기사 아저씨는 다시 한 번 깊은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택시 탈때 차안에서 나던 그 담배냄새의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복잡한 신촌을 지나 아현동 고가를 넘어서

“서소문 고가 넘어 갈까요? 밑으로 갈까요?”

아저씨는 애써 진정시키신 듯한 목소리로 물어봐주십니다.

“밑으로 가서 사거리 건너 세워주세요.”

아래길로 접어드니 마침 통근 열차가 지나가더군요. 짧지만 긴 시간. 한마디라도 건내고 이야기를 들어드려야 할 것 같은 기분(혹은 시건방진 본능)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듯한 상황?. 마음의 갈등과 여러가지 상념들이 그 짧은 시간 스쳤지만, 결국 할 수 있는건 내릴때 차비를 내고 잔돈은 되었다고 하는 말 한마디 뿐. 귀동냥 들은 이야기와 그 분위기가 안타깝기도 하고 말 한마디라도 건내드렸다면 어떠했을까 아쉽기도 한 순간이였습니다.

혹, 옆에서 힘들어 하는 주변 분들 있으시면 바쁜 시간이지만 잠시 쪼개어 조그마한 용기를 내어 여러분의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자그마한 마음의 짐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한 사람이 되는 것.

오늘의 자기 반성이였습니다.

Posted in essay, think at January 5th, 2009. 2 Comments.

기차안..

2시간 반이면 도착할 요량이지만 KTX의 특실들을 다 지나서 만나게되는 1호차자리는 불길한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객차중 선두 차량이면서 뒤로는 특실 차량이 이어져있다. 한칸만 뒤로가면 특실. 여기는 일반실. 어딘가 부조화라고 생각된다.

자리를 찾아가보니 옆좌석에 큰 짐들이 놓여져 있다. 어느 건장한 자취생의 짐이겠거니 했는데 색이 조금 유별나다. 지닌 짐이 얼마 없어 정리해두고 대충 자리잡고 휴대폰의 mp3기능을 만끽해본다.

유별난 색의 주인공께서 등장하셨다. 정말로 호리호리한 체형의 여성분이시다. 많은 짐들을 의자아래 우겨넣기도 하고 이리저리 정리하고 자리에 앉으시는 모습이 똑소리나는 느낌이다. 자리에 앉으면서 프린터지를 꺼내시고 역시나 휴대폰의 mp3기능을 만끽하신다. 나는 책한권을 내어놓고 역시나 휴대폰의 mp3기능을 만끽하고 있었다. 어색한 조화.

그녀가 준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성으로서 설레이는 느낌 같은건 아니다. 나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의 냄새가 느껴졌다. 보다 훌륭한 인격적 존재에 대한 경외감이랄까?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했다. 늘 생각해오던 최고의 이성상이 아닌가? 나보다 훌륭한 인격적 존재. 그런 느낌을 주는 여성분이 옆자리에 앉아있다.

머리속은 상상하라 명령하지만 육체의 고단함과 늦지않게 승차했다는 안도감이 눈꺼풀을 아래로 끌어당겼다. 꽤 곤히 잠든것 같다. 부재중 통화가 3통이다. 어머니와 룸메이트, 그리고 시간이 어긋나 만나지 못한 학교 후배다.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덧 용산역을 지나고 있다. 밀양을 지나 동대구즈음에서 잠든 것 같은데… 사람들이 내릴 준비를 시작한다. 옆에 앉으신 여성분은 이미 준비를 마쳤다. 처음 기차에 올랐을때 발견한 짐모양 그대로 정리되어 있다. 부피에 비해 짐이 무겁지 않은 모양이다. 쉽게 들고 이동한다. 난 간략하게 내 짐을 챙겨서 열차밖으로 나섰다.

일요일 11시 20분 도착. 월요일을 준비하는 발걸음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져있다. 개찰구로 지하철 역으로 버스정류장으로.. 난 오늘 옆자리에 앉으신 훌륭한 인격의 향기를 지니신 여성분에 대해 짧게 추억한다. 언젠가 나의 반려자가 될 사람의 많은 느낌들 중에 저런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in essay at February 21st, 2006. 1 Comment.

아직

꿈속에서 헤메이고 있습니다.

꿈에서 깨어나 일어나야 할텐데..

쉽지많은 않습니다.

계속 꿈속을 헤메이다 일생을 끝내지는 않을까

이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일어나야 한다는 현실적인 갈망속에

꿈과 현실 모두에 한쪽 다리씩 걸치고 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혹여나 꿈에서 깨어 일어나면

그 꿈이 기억나지 않을면 어떻게 하나요…

Posted in essay, think at November 21st, 2005. No Comments.

반복되는 일상.

하루 또 하루. 늘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

조금 지겹기도 하다. 힘이 빠지기도 하고, 목표의식이 흐릿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날들을 잘 견디어 내어야 진정한 그 무언가가 될 수 있는 고비이기도 하다.

무엇으로 이겨내나? 군인들도 훈련이 지겹고 힘들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물어보라 그 훈련이 쉬웠는지.., 기억하는가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지금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려는 당신은 패배자다. 지겨운 현실에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자. 당신의 마음상태에 따라서 이 모든 것들이 변한다는 것을 알아두자.

나는 늘 나에게 모티베이션이 되어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이전 블로그에서 말한 4.2 사건이 그렇고,(덕분에 오늘 책을 2권이나 질렀다..) 사람외의 것들에서 찾으려면 역시나 책과 음악이다.

자기관리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그런것보다 고전이나 현대문학으로 꼽히는 것중에 재미있는 것들을 본다. 이반데미소비치의 하루라던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나 보카치오같은 책들이 잘 읽힌다.(늘 들고다니면서 보지는 않는다.)

지 겨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처리하기도 한다. 중 하나가 지적 호기심 유발을 위해 거의 반강제적으로 스스로에게 미루어둔 원서를 읽게 하는데 덕분에 KLDP에서 멈춰져있던 번역을 다시 시작했다.(하다보면 한글의 위대함이라던지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음악은 늘 강조하듯이 가리지 않고 듣는다. 때론 클래식이 때론 재즈가, 때론 올드팝이 나에게 자극을 줄대도 있고, 멋진 PV가 나에게 감동을 선사할때도 있다. 몇개 꼽으라면 최근에 본 영화 The Blues의 OST중에 블라인드 윌리 존슨의 Soul of A Man 같은 거라던지, PV중에 미스터 칠드런의 쿠루미 같은것들은 힘이 빠질때 한번씩 보고 힘을 얻는(?) 소재거리다.

역시나 이런저런 것들의 도움을 받아도 가장 중요한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이 여름 흐트러지기 쉬운 우리의 정신을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페이스 유지하자!

오늘 perky방의 토픽이 평소와 다르게 참 멋져서 남겨본다.

오늘은 너무 ‘평범한 날’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잇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Posted in essay, think at July 5th, 2004. No Comments.

무궁화, 7시간의 대장정

6월 9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7사간에 가까운 긴 시간 무궁화호 입석 여행 이야기.

실수했다. 모처럼 일찍 일어나서 씻고 밥먹고 즐겁게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이 되어 일어났다. 역에 와보니 간밤에 예약해 놓은 표가 없었다. 문제는 발권이였다. 30분 이전에 구매를 해야하다니 그런 규정은 못본 것 같은데?(아악!)

그나저나 공식적인 신용카드가 없으니 꽤 불편하다. 후불제 교통카드와 교통수단 결제 전용의 신용카드가 하나 필요하다.

무궁화 열차 운행표. KTX 개통이후로 가장 저렴한 Class로 무궁화가 운행되고 있다. 90년대 초반 통일호와 유사한 형세인 것이다.(아니 비둘기호?) 배차간격이 넓어지고, 운행시간이 길어졌다. 서울 <-> 부산에 5시간 조금 넘던 것이 6-7 시간씩 걸리기 시작했다.

물론 철도청의 수익개선문제도 있고 수익이 개선되지 않으면 외국계 기업에 넘어가 더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좀 더 다양한 시간표를 구성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그래봐야 그저 돈 없는 서민의 작은 바램일 뿐..이 나라가 그런 것에 신경쓴적이?)

소똥냄새, 넓게 신문을 펴고 같이 앉자고 채근하시는 할머님, 밖으로 보이는 전원 풍경,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밝은 햇살 아래의 우리 강산, 창밖의 풍경을 즐기며 흔들리느 차안에서 글쓰는 여유, 오가면서 마실것이며 간식거리를 파는 카트.

몸은 피곤하지만 가끔(가끔..) 여유로 즐겨볼만 하지 않나? 물론 금/토요일의 Rush Hour만큼은 정말로 피하고 싶다. ^^

나에게 여행에 대한 추억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보다는 목적지까지 왕래하는 길에서 생긴 추억이 많다. 대전 근처의 렌즈 공장에서 일한다는 스리랑카에서 온 형.(한국여자랑 사귄지 2년이라면서 자랑했다..ㅠ_ㅠ) 자기 학교 자랑을 늘어 놓으시던 체대 교수님.(예..그 학교 좋은 학교에요..예예~) 종종 무궁화를 타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여행이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고자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느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기억이 잘 안난다)이 떠오른다.

7시간의 무궁화 입석 대장정. 여유의 의미, 시간의 의미, 추억의 의미, 여행의 의미, 내 나라의 아름다움, 사람들의 따뜻함, 이 땅이 생각보다 넓다는 사실.

7시간 몸이 고달픈 것 치고는 많은 것들을 얻은 여행이였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한번쯤 여유로 즐겨봄이 좋지 않을까? (언제는 시간의 패키지화 운운한 사람이 모순되는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겟다. ^^)

Posted in essay, think at June 11th, 2004. 1 Comment.